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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신앙과 학업, 두 마리 토끼 쫓기?…‘신앙학업통합유형’이면 가능하다
[저자와의 만남] ‘어쩌다 학부모’(두란노) 저자 김성중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과 교수
2024-08-01 16:30 국민일보 양민경 기자(grieg@kmib.co.kr)
‘신앙도 좋고 공부도 잘하는 자녀.’ 모든 기독 학부모의 바람이자 목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자녀가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신앙보다 학업에 더 무게를 두는 이들이 적잖은 게 현실이다.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이런 자녀 양육이 실제로 가능할까.
‘어쩌다 학부모’(두란노)의 저자 김성중(44)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과 교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신앙과 학업을 대립이 아닌 상보적 구도로 본다. “신앙은 학업의 목표며 학업은 신앙을 위한 도구”라 말하는 김 교수를 지난 29일 서울 광진구 학교 연구실에서 만났다.
그는 신앙과 학업 간의 관계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신앙과 학업 둘 다 강조가 적은 ‘신앙형식유형’과 신앙 강조는 많되 학업 관심은 낮은 ‘신앙보호유형’, 신앙보다 학업에 관심을 쏟는 ‘신앙도구유형’ 및 신앙 성장과 학업 성취를 동시에 추구하는 ‘신앙학업통합유형’이다. 김 교수가 권장하는 건 마지막 유형이다.
그는 이 유형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목회자 자녀로 자랐지만 청소년 시기 신앙에 회의를 느낀 김 교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수련회 참석을 계기로 “하나님이 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목회자로 진로를 결정한 김 교수는 스스로 치열하게 공부해 조기 특차전형으로 연세대 신과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했다. 대학 조기 졸업 후엔 장로회신학대를 거쳐 미국 보스턴대와 플로리다대에서 신학과 교육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책에는 그의 경험과 그간의 연구, 20년간의 청소년 사역 경험을 압축한 실전용 신앙과 학업 병행 노하우가 망라됐다.
기독교교육학자인 김 교수가 학업을 소상히 다룬 기독 학부모 지침서를 낸 건 “학업이 신앙의 걸림돌이 되는 학생이 적잖아서”다. 청소년부 예배나 수련회에 가고 싶어도 부모의 반대로 학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꽤 접했다. 그는 “기독 학부모의 소명은 하나님이 맡긴 귀한 자녀를 바른 신앙인으로 키우고 전문성을 발휘하는 사회인으로 키우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학업만 최우선으로 여기는 세태에 대안을 제시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예배에 시간을 투자하면 하나님이 좋은 대학에 보내줄 것’이란 믿음으로 신앙을 수단 삼는 ‘기복주의적 신앙’에도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 노력 이상의 결과를 바라며 기도하는 것도 요행이라고 봤다. ‘아는 것만 나오게 해달라’ ‘찍어도 다 맞게 해달라’는 간구가 넘치는 수험생 기도회가 안타까웠던 김 교수는 성경적 기도의 전범을 제시하기 위해 최근 ‘수험생을 위한 100日 기도문’(두란노)도 펴냈다.
책에는 ‘신앙으로 동기부여 되면 학업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전제 아래 진로 지도법과 자기주도학습법 및 과목별 공략법, 학업 능률을 올리는 칭찬법 등이 상세히 담겼다. 하지만 ‘공부 잘하는 건 유전 영향이 크다’거나 ‘방법을 알아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자녀 교육’이란 반론이 나올 수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지능이 높으면 출발선이 다를 순 있으나 수능 시험은 머리보다 학습 전략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학 전공과는 달리 수능은 끝이 있는 공부”로 “긍정적 태도에 전략을 갖추고 자기주도학습 위주로 공부하면 학업 성취가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대학생 시절 수많은 청소년에게 과외를 했다는 김 교수는 “이들의 학업 부담을 이해하기 위해 지금도 매년 수능 문제를 풀어본다”고 했다.
기독 학부모가 갖춰야 할 태도로는 ‘모델링’을 들었다. 부모가 믿음을 실천하고 독서와 자기개발에 힘쓰면 잔소리 를 안 해도 자녀는 변한다는 것이다. 다만 “자녀를 위해 희생하듯 하지 말고 자신의 성장을 목표로 실천하라”고 권했다. 모든 일상에서 예수를 닮기까지 성장하는 게 그리스도인의 본분이기 때문이다.(엡 4:15)
신앙학업통합형 인재 양성을 꿈꾸는 교회에는 ‘기독교 진로 프로그램’과 ‘학부모 대학’ 설치, ‘기독 학부모 네트워크 결성’을 조언했다. 그는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과 이웃 사랑’인데 교회에도 이런 진로 교육은 거의 전무하다”며 “다음세대가 하나님의 꿈을 꾸고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학부모 교육에 열정을 갖는 교회가 늘길 바란다”고 말했다.